직장에서는 직원들에게 참신한, 돈 되는 아이템을 제안하라고 부추긴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도 중요하지만 다음 있을 사업 준비로 투자 가치가 있는 ‘꺼리’를 미리 찾아내기 위해서다.
IT 분야의 신기술/아이템은 대부분 현직 개발자들의 손에서 나온다. 아무래도 프로그램을 짜내고 구현해내다 보면 몸으로 부닥치는 이들이 가장 많은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이리라. 그러다 보니 퇴사를 하고 의기투합해서 회사를 차린다거나 투자자를 찾기도 한다.
한 개발자가 기발한 아이디어, 아이템 생각이 떠올랐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현재 시장 조사도 왠만큼 해보니 가능성이 있어보이고, 아무래도 주위 친분이 있는 사람들-물론 같은 업종의 사람들-에게 살며시 의견을 물었더니 괜찮다고들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개발자의 머릿속에서 고민꺼리가 생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당연히 한 회사에 몸담고 있으며 소속감을 가진 이라면 회사에 기회를 제공받기 원하고, 기여하길 원한다. 이미 왠만큼의 자료도 준비되었을 터이니…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보통의 국내 벤처 IT 회사 내 개발자들은 하루하루가 힘들다.
맡은 직책에 업무가 하나일리 없다. 심지어, 인력이 부족하거나 빠듯할 경우 제품을 판매한 고객과 직접 의견을 나누고 유지보수 업무, 전화응대, A/S를 함께 한다.
결국엔 맡은 다량의 업무내용에 따라 회사에 기회를 제공받기 보다 우선은 현재의 일을 덜어내고 싶어한다.
아이템을 제공할 경우, 검증을 거치기 위해 자료를 구하고 정리하고 제안해야 하며, 혹 좋은 결과로 인해 사업으로 이어질 경우 당연히 제안자가 선두에 있게 된다.
도리어 자기가 가진 일에 일을 더 얹게 되는 경우다.
젊은 날에, 고생 좀 하지 뭐- 하는 생각이라면 모를까 평소 개인 생활 및 자기 계발의 여유가 전혀 없는 개발자라면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체계를 밟아 올라 갈 때도 ‘꺼리’가 생긴다.
아무래도 젊은 생각, 조금이라도 어린 개발자가-물론, 기본이상의 경력과 기술을 가진 개발자- 아이디어 생산에 발군이다. 허나 그런 개발자 위로는 이미 탐탁치 못한 경력자들이 즐비하다. 물론, 일이 터지기를 바라는 이는 반반일 테다. 사정을 많이 알다보니 체계를 밟아 나가다 보면 그물(?)에 걸리기도 한다.
보통 IT 개발자들은 힘들다. 누구하나 놀거나, 시간을 떼운다거나 여유를 부리기가 힘들다.
한때, 벤처 열풍이 한참일 때는 IT 벤처 회사에 몸담고 있다고 하면 대단한 실력과 열성으로, 고액의 연봉이 따라다닐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따라서, 인기 상종가이었음은 물론이요. 타 업종에 몸담고 있는 사람에게조차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었다.
그중에는 실력을 검증할 방법이 없어 단순 희소성이 있는 자격증이라든가, 또 회사를 옮기면서 자기 PR이 뛰어난 사람만이 인정받기도 했었다. 물론, 거품이 다 가시고 난 후, 지금에 이르러서야 완전히 자기 실력을 인정받지 않고서는 아주 힘든 시대가 되었다.
개발자들은 보통 아이디어를 평소 일터에서 찾는 일이 드물다고 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IT 현실에서 조차 분석, 설계, 코딩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어쩌면 익숙해져버린, 획일적인 일상이다 보니 일터에서 새롭고 참신한 아이템을 얻기가 수월치 않다.
반대로, 틈틈이 시간을 내어 개인적인 공부를 한다든가, 운동을 하면서, 또는 회사에서 주위 눈치 봐가며 하는 쇼핑꺼리에서 아이템을 얻기도 한다.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순간순간 자기도 모르게 일과 연관시키게 된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뛰어난 분석력도, 기획, 설계, 구현 능력도 가치 있지만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편의 ‘여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게 골머리를 썩혀가며 집중을 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때려치겠다고 일어서 그 자리를 떠나고 나서야 해결책이 떠오른다. 잡혀진 일정에 쪼이며 급하게 완성도를 채워야 하니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한데도 외면한 채 비효율적인 과정이 이어진다.
조금은 돌아가는 법을 익혀야 하는게 IT 개발자들일 수 있겠다.
젊음이 모여있는 곳이 IT 회사이다. 특히나 IT 회사라면 임원+영업+개발 간에 유대관계가 가장 중요한데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디까지나 개발자 중심에 선 내용이다. 임원, 영업 입장이라면 또 그 사정 알만하다.
몬가?
이거 모야?
좋은건가?
은근히 제가 아는 IT인들은 블로그를 잘 하지 않네요.ㅜ,.ㅠ
허… 본문 내용이 절실히 와 닿습니다. 구글은 개발자들의 업무시간중 30%를 개인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한다고 하더군요. 특이하게도 그 시간동안의 개발한것이나 아이템이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본문에 있다싶이.. 대부분(거의)의 IT업체가 업무 시간이 빡빡하죠. 저 역시 예외는 아니구요. 스스로 “조금은 돌아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자기 계발 시간을 마련해주는 회사라면 달라도 뭔가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개발자일지는 모르지만 한때 개발자 라는 직책을 가졌던 신분으로서 절실히 맘에 와닿습니다